부산시 시립박물관이 역사·문화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고, 부산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유물을 확보하기 위한 유물 공개구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올해 시립박물관이 구입한 유물은 소장 가치와 전시활용도가 높은 전통 공예품과 오는 2022년 개관 예정인 부산근현대역사박물관과 관련한 부산의 역사 및 정체성에 부합하는 근현대 자료 등 총 605점이다.

 

이번에 구입한 전통 공예품은 전통옻칠 공예품인 <나전경상>을 비롯해 1920~30년대 한양고려소*·조선미술품제작소** 등에서 제작한 상감청자 나전칠기 금속공예품 등이다. 특히, 나전장 김진갑(金鎭甲)이 조선미술품제작소 시절에 제작한 도태나전칠화조문병(陶胎螺鈿漆花鳥紋甁)’은 청자 위에 나전을 옻칠로 부착한 새로운 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공작·모란 등 화려한 문양이 일품이다.

 

* 한양고려소(漢陽高麗燒): 1911년 일본인 도미타 기사쿠(富田儀作)가 서울 묵정동에 세운 고려청자 모조 제작 공장

** 조선미술품제작소: 1908조선의 전통적 공예미술의 진작을 취지로 '한성미술품제작소' 설립. 1911'이왕직미술품제작소'로 바뀌었고, 1922'주식회사 조선미술품제작소'로 명칭을 바꾸면서 운영주체가 일본인으로 바뀌었다. 이후 일본인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제작.

 

부산 관련 근대 자료로는 1893년 부산항 감리가 중앙부처인 통리교섭통상사무아문(統理交涉通商事務衙門)에 보낸 공문서인 <감리부산항 통상사무 첩문(監理釜山港 通商事務 牒文)>1919년 초량왜관을 중심으로 부산항 일대를 묘사한 <조선 부산포 초량화관지도(朝鮮 釜山浦 草梁和館之圖)>가 대표적이다.

 

그 외 일제강점기 남만주철도주식회사***의 기차에 부착되었던 <부산-봉천 열차행선지판>을 비롯한 교통 및 여행 관련 자료와 1960년대~80년대 금성사·동산유지·태화고무·동양고무 등 부산소재 기업 관련 자료 및 운동화 등 주요 생산품, 부산시정 관련 자료, 잡지 등 다양한 자료들도 있다.

 

*** 남만주철도주식회사(南滿洲鐵道株式會社, South Manchuria Railways Co.): 러일전쟁 후인 1906년 설립되어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될 때까지 만주에 존재했던 반관반민(半官半民)의 특수 일본회사. ‘만철(滿鐵)’ 혹은 남만철도(南滿鐵道)’로도 불린다. 남만철도는 본선(장춘-여순)과 안봉철도(안동-봉천), 무순철도, 우장철도 등의 지선이 건설되어, 중국-조선 국경의 단동(현재의 안동)까지 이르러 한반도 및 시베리아 철도와 연결되었다. 1911년 압록강철교가 준공되면서 부산-봉천 간 직통열차가 운행되었다. 조선총독부 철도는 1917731일부터 1925331일까지 만철에 위탁되어 운영되었다.

 

 

또한, 부산공설운동장에서 개최한 전재민 구제 권투 대시합(戰災民救濟 拳鬪大試合) 포스터(1946년 추정)’ 전선 창간호(1946, 노재갑이 편집·발행한 진보성향 문학잡지)’ 조방의 벗 창간호(1952, 조선방직의 사보)’ 부산시장 배상갑이 부산시의회 회장에게 보낸 편지(1956)’ 등 광복 이후부터 한국전쟁 전후 시기 부산의 정황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도 포함되었다.

 

한편, 부산시립박물관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조선통신사 기록물의 소장기관으로서 통신사 관련 유물을 꾸준히 수집해오고 있다. 이번에 구입한 <이의양 필 산수도(李義陽 筆 山水圖)>1811(순조 11) 마지막 통신사인 제12차 통신사 김이교(金履喬) 사행(使行)에 화사로 참여한 이의양(李義陽)이 남종화풍으로 그린 수묵화로 치밀한 구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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